"찬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나의 귀를 시렵게 한다. 옷이라도 따뜻하게 입어서 다행이었다. 패딩조차 입지 않았다면, 그리워 할 틈도 없이 추위에 벌벌 떨겠지. 찬바람은 너무 차갑다. 흐르는 물조차 얼게 만드니까. 밖에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차가운 공기가 너무 시렵지만 내가 진짜 차갑다고 생각하는 찬바람은 따로 있다. 그것은 사람에게서 부는 찬바람이다. 따뜻했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고 권태기가 오면 찬바람이 불며 헤어지게 된다. 끈끈했던 우정도 고작 몇가지 의견충돌때문에 찬바람이 분다. 취업을 준비하며 돈을 벌고 싶고 꿈도 꾸고 싶은 내 모습에 현실이라는 칼바람이 불어온다. 여름에는 태풍이 오고 겨울에는 칼바람이 불 듯이 인간관계도, 일도, 아니 인생 자체에 강풍이 불어온다. 내 꿈을 이뤄진 것이 만약 봄이라면 봄에도 꽃샘추위가 온다. 낭만이 가득한 가을도 씁쓸한 바람이 분다. 심지어 바람처럼 사라지는 나의 젊음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간조차 너무 냉정하고 차갑다. 인생에는 찬바람으로 가득한 가 보다. 찬바람이 불수록 내모습은 웅크리고 쪼그라들고 피하기 바빴다. 괴롭히는 찬바람에 항상 지고 피해왔다. 꿈이라는 옷을 입고 나갈 때면 항상 너무 추운 현실의 찬바람에 결국 그에 맞춰 옷이 가려져 버렸다. 뭐라도 하고 싶어 도전해보면 실패라는 찬바람이 아주 거세게 내 마음과 열정을 얼려버린다. 이상적인 내 인생은 따뜻한 안방처럼 포근한데 밖에 나가면 차갑고 얼어붙은 현실이 정신차리라고 내게 강렬히 불어온다. 어느 계절도 바람은 피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만을 기다린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너무 적다. 그래, 나를 지켜주는 패딩을 벗고 그 찬바람에 당당히 맞써본다. 맹렬하게 달려드는 찬바람을 뒤로 한채 내 갈길을 보란 듯이 걸어간다. 더 이상 추워도 나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찬바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번 꿈이라는 옷을 입는다. 현실이 내게 그만두라고 칼바람을 불러온다. 그러나 더 이상은 개의치않고 내 길을 갔다. 그러니, 더 이상 찬바람이 내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찬바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현실은 오직 내 마음에만 존재했을 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젠 내 존재 자체가 현실이고 동시에 꿈이다. 찬바람따위 그냥 추워도 이겨내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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