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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대본6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 지문 - 삶은 어찌 주어지고 잃는가 "어릴 적 같이 나고 자랐던 소중한 강아지는 어느덧 노견이 되어 건강이 나빠졌소. 그 강아지는 이제 나와 같이 생을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노화가 몸소 보였소. 내가 무서웠던 것은 실제로 강아지가 죽는 것보다, 이 강아지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보아하니, 우리가 한 세상에 같이 태어나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했던 모든 시간보다 앞으로 그대를 그리워할 시간이 몇십년은 더 될 것이라는 게 두렵소. 지금 내가 그대를 만지고 있는 이 손길도 머지않아 허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고 있지만, 알고 있어서 허망하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요즘 따라 홀로 멀리 떨어져 앉아있는 그대를 보오. 그대도 세상의 허망.. 2024. 4. 10.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안녕하세요 당신" https://www.youtube.com/watch?v=tjLOUeZ7mK4 "안녕하세요 몇십년의 세월이 지나 처음 만나게 된 당신, 저의 인생에 나타나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수십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도, 그 시간은 계속 변함없이 흐르겠지만, 당신에게 인사를 건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지금 이순간에 당신을 만난 것도 내 인생에 분명 다 뜻이 있겠지요.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는 당신을 스치고 당신도 나를 스치지만 오늘은 스쳐가는 당신께 마음속으로 안녕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 같은 공간에 마주봤다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우리 자그마한 인연이 아닐까요. 내 마음 속 한켠이 공허하고 외로울 때, 내가 즐거웠던 과거는 지나가고 쓸쓸히 걸어가고 있던 현.. 2023. 10. 26.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비오는 이런 날이면" "오늘 유독 비가 꽤 내리는데, 우산을 펴고 산책하고 싶던 날인 거 같다. 오후 3시쯤의 밝지만 비가 차분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시계탑을 지나, 인적이 드문 이 번화가 거리를 걷는다. 이 거리는 나무라곤 찾아볼 순 없지만, 건물들 하나하나가 나를 추억을 젖게 하기엔 충분하다. 내 오른손에는 내가 좋아했던 달달한 초콜렛의 라떼가 쥐어져있고, 그리고 그걸 귀엽게 봐준 너가 떠오른다. 웃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잠깐의 시간에 고민하다. 발걸음은 무거워졌고 머릿속은 복잡하진 않지만 추억에 잠겨있자고 뒤척인다. 너를 떠나보냈지만, 여전히 이 거리에 너를 그려보다가, 또 잠깐은 널 잃고 살아가야하는 내 모습에 두려워하다가, 그동안 예쁘게 사귀었던 지난 시간에 감사하면서 안도하다가, 발걸음을 힘겹게 옮겨본다.. 2023. 5. 6.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지금"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은 화목하진 않았다. 그래서 이 집에서 사는 게 싫었고 폭력적인 아버지보다 미웠던 것은 참고 사는 어머니였다. 생각해보면, 우릴 위해 참고 견뎠는데 왜 그렇게 엄마한테 모질고 등돌리는 말을 했을까? 어린 나 였지만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따스하게 안아드리며 손을 잡아드렸어야 했는데.. 30대가 지나고서야 어머니를 찾아뵈었을 땐 어머니는 이미 많이 늙어계셨다. 어머니..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알기엔 제가 너무 어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진 않았을까요? 어머니.. 그 동안 못해드렸던 거 까지 잘해드리고 싶은 제 마음은 욕심일까요. 세월은 흘러갔고 어머니의 주름을 보니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그럼에도 이 못난 자식 환하게 웃어주시니 제가 너무 고마운데 눈물만 납니다. 갑자기..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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