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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5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비오는 이런 날이면" "오늘 유독 비가 꽤 내리는데, 우산을 펴고 산책하고 싶던 날인 거 같다. 오후 3시쯤의 밝지만 비가 차분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시계탑을 지나, 인적이 드문 이 번화가 거리를 걷는다. 이 거리는 나무라곤 찾아볼 순 없지만, 건물들 하나하나가 나를 추억을 젖게 하기엔 충분하다. 내 오른손에는 내가 좋아했던 달달한 초콜렛의 라떼가 쥐어져있고, 그리고 그걸 귀엽게 봐준 너가 떠오른다. 웃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잠깐의 시간에 고민하다. 발걸음은 무거워졌고 머릿속은 복잡하진 않지만 추억에 잠겨있자고 뒤척인다. 너를 떠나보냈지만, 여전히 이 거리에 너를 그려보다가, 또 잠깐은 널 잃고 살아가야하는 내 모습에 두려워하다가, 그동안 예쁘게 사귀었던 지난 시간에 감사하면서 안도하다가, 발걸음을 힘겹게 옮겨본다.. 2023. 5. 6.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사랑..인가봐 여전히" "우리가 웃고 즐겁던 시간들이, 우리가 왜 싸워야 되는지 모르게 만들었을 정도로 행복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들이 이별을 암시하듯 먼저 떠나 버리고 울고 서운해하는 네 모습만 보여 나도 모르게 더 슬퍼진다.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 말이 식상해져서 너에게 와닿지도 않을까봐. 내 마음 지금보다 더 표현하면 집착이라고 생각할까봐. 나는 온데간데 없이 이 감정 그 자리에 서있어. 어느 한 명 붙잡고 우린 어떡해야 헤어지지 않냐고 묻고 따지고 하소연하고 싶은데, 물어봐도 아무도 모를 거 같아서 관뒀어. 나는 너랑 오래갈 수 있을까. 오래간다면 다시 우리 행복해질 수 있을까? 너와 내가 밝고 해맑던 사랑할 수 있을까. 그 설렘은 갔더라도 우리의 편안함이 독이 아닌 끈끈함이 될 수 있을까? 널 껴안.. 2022. 10. 24.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지금"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은 화목하진 않았다. 그래서 이 집에서 사는 게 싫었고 폭력적인 아버지보다 미웠던 것은 참고 사는 어머니였다. 생각해보면, 우릴 위해 참고 견뎠는데 왜 그렇게 엄마한테 모질고 등돌리는 말을 했을까? 어린 나 였지만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따스하게 안아드리며 손을 잡아드렸어야 했는데.. 30대가 지나고서야 어머니를 찾아뵈었을 땐 어머니는 이미 많이 늙어계셨다. 어머니..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알기엔 제가 너무 어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진 않았을까요? 어머니.. 그 동안 못해드렸던 거 까지 잘해드리고 싶은 제 마음은 욕심일까요. 세월은 흘러갔고 어머니의 주름을 보니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그럼에도 이 못난 자식 환하게 웃어주시니 제가 너무 고마운데 눈물만 납니다. 갑자기.. 2022. 8. 15.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사랑에 헤메이는 남자 "날 사랑하냐는 질문, 그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나는 사랑에 닿아본 적 없다. 이런 내가 다들 때 묻지 않아 좋다고 하지만 나는 그러기엔 먼지가 쌓여버렸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게는 가슴 찢길 정도로 아픈 추억이 되고 사랑이라는 단어 한마디가 누군가는 매순간이 설레일 정도로 설레이지만 나에게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공백인 채 남아있다. 사랑이라는 게 무엇일까? 저기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일까. 무심한 듯 할머니를 챙겨주는 할아버지의 오래된 사랑일까. 티격태격해도 둘 밖에 모르는 끈끈한 사랑일까." "기다린다. 사랑을 언젠가는 내게 와줄 그 사랑을.. 기다렸다. 사랑을 내겐 올 줄 알고 기다렸다. 기다려야 할까? 미래의 그 사랑이 올 거라고 믿으며 기다려야 할..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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