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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 지문 - 삶은 어찌 주어지고 잃는가

by 필사적으로산다 202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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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같이 나고 자랐던 소중한 강아지는 어느덧 노견이 되어 건강이 나빠졌소. 그 강아지는 이제 나와 같이 생을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노화가 몸소 보였소. 내가 무서웠던 것은 실제로 강아지가 죽는 것보다, 이 강아지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보아하니, 우리가 한 세상에 같이 태어나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했던 모든 시간보다 앞으로 그대를 그리워할 시간이 몇십년은 더 될 것이라는 게 두렵소. 지금 내가 그대를 만지고 있는 이 손길도 머지않아 허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고 있지만, 알고 있어서 허망하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요즘 따라 홀로 멀리 떨어져 앉아있는 그대를 보오. 그대도 세상의 허망함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더욱 그 모습을 바라보면 눈시울이 붉어졌소."

 

"그대와 나는 어릴 적 만나, 비록 내게 말 한마디 건네주지 않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소. 그대와 이별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생각도 않고 있었지만, 요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정말 슬프오. 더 슬픈 것은 그대를 시작으로 나도 점점 잃어가겠지. 나의 젊음, 나의 부모, 나의 세월까지도.. 하지만 인생은 결국 주어지고 잃어가는 것이 진리인지라 더욱 슬프오.. 그대 나와 살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겠지만, 그대가 있음에 정말 감사하오.. 감사하며 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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