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진 날도 3년이 지났다. 조용히 술을 마셔본다. 밤하늘의 분위기에 취하고 소주가 감성을 적시고 옛 추억이 생각에 잠기게 한다. 만약 우리가 계속 사귀고 있었다면 아마 이미 너에게 프로포즈 했던 날이 있었지 않았을까? 그 날이 떠올라, 너에게 고백하기 하루 전 밤새 잠도 못자고 설렘으로 밤을 지새우던.. 그리고 고백에 성공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좋아하던.. 세상에 가족말고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에 행복했었던 날, 그 날이 너무 달콤했어서 지금도 슬프다. 분명 달달하고 아름다웠던 추억이었는데..
너에게 사소한 걸로 삐져서 투정부렸던 그 날이 떠오른다. 지금보면 유치하고 바보같은데 그 유치했던 기억에 왜 이렇게 내 마음이 안타까울까? 우리에게 권태기가 왔었던 그 날들이 떠오른다. 네가 너무 익숙해지고 편해져서.. 더 이상 설렘없는 감정은 끝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너에게 사랑을 덜 주고 덜 줬던 날들이 내 머리에 스친다.
지금은 간절히 돌아가고 싶고 바로 잡고 싶은 그 시간이 그 때의 나에겐 왜 지겹고 무의미 했었을까.. 왜 항상 소중함은 잃고나서 깨닫게 되는 걸까? 잃기 전에 소중함을 알았더라면 3년 전에 헤어진 너를 홀로 추억하는 게 아닌 너와 추억을 여전히 만들고 있었겠지.. 헤어진 그 날이 너무 뇌리에 박혀서 3년이 지난 지금도 떨쳐내지 못하고 사는 나, 시간이 약이 될거라고 믿었지만 내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고 상처를 계속 키워냈는데 어떻게 낫을 수가 있겠어? 함께 했던 좋았던 날들과 너를 힘들게 했던 날들이 모두 아쉬움이라는 한 단어로 미련처럼 뭉쳐있는데 분명히 그리운 건 그때의 감정이 아니라 지금의 너인데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만 든다.
이제 내가 기다릴 수 있는 그 날은 너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날이다.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도 너와 함께 다니던 거리를 걸어도 네가 떠오르는 순간조차도 좋은 추억이었다고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날이면 된다. 내일이라도 그 날이 되길 바라며 오늘만 너를 추억하길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너는 없는데 너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그만 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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