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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

(성우 지망생을 위한) 1인 독백 지문 - "나무"

by 필사적으로산다 202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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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가 무언인지 고민이 될 때, 나는 앞으로 나무를 떠올릴려고 한다. 잎이 나의 인맥이라고 하면 한참 좋은 날씨와 햇살의 조명을 받고 있을 때는 내 주변에 사람들도 무렁무렁 있을 수 있겠지만 혹독한 추위가 오는 겨울만 되면 모두가 어느샌가 사라져 버린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혹은 내가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일수록 말이다. 그렇게 모든 잎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쯤 마지막 잎새가 나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살다보면 그냥 친한 것도 아니고 아는 사이인 잎들보다도 더 괴롭히는 딱따구리들이 생길 수도 있다. 태풍이 불어서 나의 잎을 쓸어버리고 비가 와서 나의 붉은 단풍을 떨어뜨린다. 단풍잎이 들 때나 벚꽃이 필 때면 저기 있는 저 소나무가 전혀 부럽지 않은데 겨울이 되면 유독 소나무가 부럽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예쁜 잎들이 없이는 별로 아름답지 않은 나무구나.. 잎들이 내곁에서 평생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최대한 많은 잎들이 내 곁에서 머물었으면 좋겠다. 내가 외롭지 않게, 내가 더 노력할테니..그렇게 살던 어느 날, 현명한 참새가 와서 내게 말해주길, 나무야 네가 있기에 잎들이 있는 것이고 네가 있기에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는 것이란다. 언제 베어죽을 지도 모르고 언제 세상을 떠날 지 모르는데 잎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너의 뿌리를 사랑하며 단단히 하여라. 남들에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라 말하지 말라. 너는 새들의 쉼터이자, 숲의 근원이니까. 네가 왜 사는지 모를 때에는 작은 것에서부터 이유를 찾고 못찾겠어도 이유를 만들면 되리라. 봄은 벚꽃이 예뻐서 좋고 여름은 푸른 잎이 풍성해서 좋고 가을은 단풍이 들어 아름답고 겨울은 혹한 추위에도 그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네가 아름다운 것이다. 늘 잎만큼이라도 너의 뿌리를 사랑하거라. 그러면 언젠가는 열매도 맺을 것이다. 젊은 나무가 늙은 나무가 되더라도 너의 뿌리는 여전히 가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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