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항상 나에게 불안감을 준다.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오고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 순간 소리도 없이 내 주위를 파고 든다. 그를 떨쳐내려고도 하고 그를 없애보기로도 마음 먹었다. 그럴수록 그 사람은 더욱 강하게 나를 흔들어 놓는다. 즐거울 땐 그 사람이 의식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우울하거나 슬퍼지면 어김없이 나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늘 내 주위를 맴도는 것 같다. 오늘 밤도 그가 찾아 올 것이다. 나는 그와 타협을 해야할까? 그를 혐오하고 없애버려야할까? 아니면 그와 마주앉아 대화로 풀어나가야할까? 사실 그는 언제든 모습을 바꿀 수 있기에.. 더욱 나로 하여금 두려움을 준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기를.. 상쾌한 밤하늘의 공기를 마시며 달을 쳐다보는 순간에는 사라졌다가, 다시 조금만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내 영혼을 지배하는 것 같다. 그는 나의 행복을 앗아간다. 빨리 사라져버렸으면 좋겠고 매일매일 그가 없어지기만을 기도한다. 일부로 그가 오지 못하게 막아보지만, 그를 생각하고 의식할수록 마치 약오르기라도 하는 듯 그는 더욱더 커져만 가고 그의 그림자는 진해져간다. 신이시여, 제발 그를 없애주시옵소서 그가 나타날 때마다 저의 영혼이 갉아먹히는 기분입니다. 악마같은 그 존재로부터 저에게 자유를 주시옵소서! 항상 기도해왔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줄 알았으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나를 괴롭힌다. 불면증까지 온 적이 있다. 가장 무서운 점은 그는 형체가 없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를 두려워하고 있다. 항상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할수록 더욱 존재감이 커진다. 그의 이름은 '걱정'이었다. 그는 늘 그렇듯 내가 죽기전까지 나의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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