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고 있다 비가 올 때가 되면 비가 오듯이 날이 밝으면 해가 뜨듯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항상 앞으로만 가고 있다 좀만 쉬어도 될텐데 쉬어가는 법을 모른다 융통성이 없는 것인지 냉정하지만 자기 갈길을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시간은 묵묵히 흐르는데 나는 시간속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나는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흘러간 자국이 남아있는 나의 과거는 기억에 흐릿하면서도 선명하게 맺혀있지만 앞으로 가야할 나의 미래는 어두캄캄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 재밌게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재방영된다 예전같았다면 재밌게 감상하고 있을 애니메이션인데 이젠 아무 감흥이 없다 몇년뒤에 봐도 아무 감흥이 없을까? 저녁이 되고 유튜브를 보고 있던 와중에 다른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보았다..재미는 여전히 없었지만 다르게 느껴졌다 재미보다는 그 애니메이션이 주고자 했던 메세지가 더 와닿았다 오늘따라 추억의 매개체가 내 눈앞에 아른거린다 어린 시절 내가 미화된 것일까? 오늘 따라 과거의 향기가 진하게 남는다 자신에 대한 비하가 없었던 어린 시절 그 때의 내가 깨끗하다고는 말 못하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의 나를 상상했었을 때 나는 멋진 사람.. 나의 미래는 한없이 밝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람 근데 지금의 내가 나 의미래를 그려 봤을 때는 일을 오래할 수 있을지? 안아프고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지금 키우는 어느 덧 늙어버린 우리 강아지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나이가 들어가는 내 모습 이제는 두렵기만 하다 시간이 흘러가는 만큼 내 나이도 점점 무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생각없이 살고 싶지만 생각이 더 많아지는 나의 하루, 웃고 행복하고 싶지만 어느 덧 올라간 입꼬리는 금방 제자리를 찾아 다시 내려간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현실에는 방영되지가 않는다..분명 어릴 적 나는 머리로는 행복이 무엇인지 몰라도 얼굴에서는 웃음 꽃이 피어나며 별거 없이도 행복을 붙이고 다녔는데.. 몇년간 오직 미래만을 위해서 달려왔고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쓸모없고 감성팔이 하는 것이라며 나의 과거와 단절하며 지내왔다 그러고선 누가 내게 행복하니? 라고 물어본다면 글쎄라고 밖에 못내준다 난 내가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시간은 쑥쑥 나이먹으라고 쉴 틈도 없이 세월을 먹여준다 저기 길을 가시는 어르신이 예전에는 멀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점점 나와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나의 젊음도 언젠가는 바람처럼 날라가고 그 바람맞으며 늙어있는 내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길을 잃었다 분명 내 육체는 집에 있는데도 말이다 어른이 되어버려 사회로 나간 내 모습과 아직 어린 채로 남아있는 기억이 남아있어서 일까? 과거지향적인 사람이 되기 싫다며 과거에 안주하기 싫다며 정신없이 허겁지겁 덮어버린 나의 소중했던 과거들..이제는 그 과거들과 소통할까 한다 내 인생, 미래보단 과거가 더 많아질 인생인데..아무리 옛 모습을 그리워 한다고 한들 내 정신과 내 육체와 과거의 세월은 다시 돌아와주지 않겠지만 남아있는 내 기억속에 남겨놓은 흔적들은 소중히 기억하며 좋았던 싫었던 끌어안고 싶고 소통하고 싶다.. 매정히 과거라는 것을 무시하기엔 그 때가 너무 좋고 그립고 내가 숨쉬고 있는 시간에 장식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는 과거에도 내 삶이 있고 또 미래에도 내 삶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과거를 회상하는 그 순간들도 소중한 것이다 난 앞으로도 옛 기억들을 떠올릴 것이고 어릴 적 나에게는 기대를 미치지 못해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지금 이순간의 나도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무덤덤하지만 시간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내 미래에게도 여전히 어둡지만 그저 괜찮다는 말 한마디 건네고 싶어진다
'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독백지문-치열하게 산다는 건 (0) | 2021.04.12 |
---|---|
(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독백지문-어느 선비의 현대적인 삶 (0) | 2021.04.12 |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 지문 - 투자 (0) | 2021.02.05 |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 지문 - 우왕좌왕 (右往左往) (0) | 2021.02.04 |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 지문 - "움직이는 꿈" (0) | 2021.0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