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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더 깊이 사랑하고 싶지 않아" "너를 만나서 정말 좋아. 근데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지 않아. 딱 거기까지만 우리 서로를 좋아하자. 나는 연애하고 싶지 않아. 누군가의 특별한 내가 되고 싶지 않아. 이젠 하고 싶지 않아. 언젠간 변해버릴 그 사랑따위, 사랑한다는 말로 누군가를 가두고 싶고 가둬짐을 당하고 싶지 않아. 딱 나를 지금 그 정도까지만 좋아해줄래? 네가 먼저 떠나도 내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도록, 내가 너를 놓아버려도 내가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만 우리 서로를 유지하자." "너가 설레이듯이 내게 말하는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는 그 질문, 내게는 너를 잃고 나를 지키게 하니까. 참아줬으면 좋겠어. 너를 잃고 싶지도 내게 더 가까이 올 수 있도록 허락하고 싶지도 않아. 네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지금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 2022. 7. 17.
(성우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사랑에 헤메이는 남자 "날 사랑하냐는 질문, 그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나는 사랑에 닿아본 적 없다. 이런 내가 다들 때 묻지 않아 좋다고 하지만 나는 그러기엔 먼지가 쌓여버렸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게는 가슴 찢길 정도로 아픈 추억이 되고 사랑이라는 단어 한마디가 누군가는 매순간이 설레일 정도로 설레이지만 나에게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공백인 채 남아있다. 사랑이라는 게 무엇일까? 저기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일까. 무심한 듯 할머니를 챙겨주는 할아버지의 오래된 사랑일까. 티격태격해도 둘 밖에 모르는 끈끈한 사랑일까." "기다린다. 사랑을 언젠가는 내게 와줄 그 사랑을.. 기다렸다. 사랑을 내겐 올 줄 알고 기다렸다. 기다려야 할까? 미래의 그 사랑이 올 거라고 믿으며 기다려야 할.. 2022. 7. 17.
(성우 지망생을 위한) 독백지문 - "나의 봄과 겨울" 겨울은 길었고 봄은 짦았다. 다시 내 인생에 겨울이 찾아오면 시린 바람에 차가움을 느끼다가 추위도 잠시 쉬어가듯이 불어오는 겨울의 따스함에 몸과 마음을 녹인다. 그러다가 다시 추워지는 찬바람 맞으며, 허상이었구나.. 스쳐지나가는 따스함이었구나.. 깨닫게 된다.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와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겨울은 길기만 하다. 이제 슬슬 따스해질 때가 되었지만은.. 기다리면 온다고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봄이 왔다. 내 인생에 봄이 왔지만, 언제 왔냐는 듯 스쳐나가 가버린다. 봄이라는 그 시기 자체가 좋은 것인지 봄이 주는 감정상태와 설레임이 좋은 것인지. 가버린 봄은 다시 찾아올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기다려지는 이유가 뭘까?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아무 말도 위.. 2022. 6. 14.
(성우지망생을 위한 대본)독백지문 - "소중한 것을 놓고 왔어" "현관문을 열고 오늘도 집 밖으로 나가 아무 일 없듯이 아니 어제와 같이 별다른 감흥도 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또 하루를 그렇게 어느 때와 같이 평범하게 산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길었고 지루했던 하루에 치여 오늘도 살아냈다. 요즘에는 전보다 무기력해지고 별로 힘든 일이 없는데도 혼자서 힘들어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느껴진다. 나는 항상 미래를 향해 살아간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걸수록 그에 대한 불안과 조급함만 커져간다. 갈수록 나는 인생을 자연스레 흘려보내지 못하고 욕심만 커져서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바라는 것은 점점 많아지는데 바라는 대로 되었을 때의 나의 감정은 점점 무뎌지는 것 같다. 내가 바라는 것들 때문에.. 2022.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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